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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음악과 직업 - 작곡가 -


정소영 [동아방송실용음악학원장]

2020년은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우리에게 이전의 일상과는 매우 다른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교를 가는 것과 일을 하는 것 휴식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이 일정 기간 지속된다면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에 놓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우리 부모님들은 과연 우리 자녀들이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갖게 될까? 하는 의문을 한 번쯤은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다섯 살 아이가 있는 부모인지라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직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모의 영향으로 음악을 할 수도 있고 혹은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은 미래의 그 어떤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뇌과학자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제 진정한 21세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의미를 잘 생각해보면 세계 역사의 큰 획을 우리가 지금 만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래 사회에는 학교에 가지 않고 홀로그램 개인 교사와 함께 홈스쿨링을 할 거라는 예상,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공간 이동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등은 과학을 앞세운 인간의 긍정적인 꿈과 실현이 아닌 사람 간 비접촉의 필요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찾아오게 될 발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현실을 반영해 본다면 미래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을 직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엔 미래보고서 2050』에 따르면 4차 산업 시대에도 유지될 직업은 인간의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즉, 예술가입니다. 그중에서도 작곡가는 21세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에 적합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실제 손에 잡히는 물건이거나 공간을 소유하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늘 음악을 소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생각 외로 공연, 방송뿐 아닌 다양한 곳에서 음악은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장르나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는 개인적인 취향의 음악을 시작으로, 우리가 가는 편의점, 마트, 백화점, 카페, 레스토랑, 호텔, 리조트, 매체를 통해 접하는 유튜브 영상, 영화, 광고, 드라마, 다큐멘터리, PC와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오디오 북, 컬러링, 강의 영상, 실제 공연장과 온라인 공연에서 만나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무용, 콘서트, 여가와 건강을 위한 명상, 요가, 필라테스, 헬스클럽, 발레, 공동을 위한 공간 지하철,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우리의 발길이 닿는 혹은 눈이 닿는 그 어느 곳에도 늘 음악은 존재합니다. 이것은 미래 사회에도 꾸준히 생산될 것이고 소비될 것입니다. 오히려 공동체의 삶보다 개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는 더욱더 다양한 형태의 음악들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직업으로 가졌을 때 과연 얼마나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이 떠오르실 겁니다. 18-19세기 음악가들은 왕이나 귀족의 후원을 받아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과 연주를 직접 마케팅하기 시작한 베토벤 그리고 발레, 오페라 등 공연 예술이 프로시니엄 형태의 극장으로 변모한 이후로 예술가들은 티켓 판매를 통해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내 눈앞에 보이는 누군가에게 나의 재능을 판매했다면 현대 사회의 예술가는 한 가지 더 높은 차원의 관객층을 확보했습니다. 바로 디지털로 만나는 가상의 관객과 회사, 그리고 고객입니다.

현재 4대 보험을 전제로 한 음악 제작사, 유통사, 광고음악 회사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이 회사들은 미래 사회에도 일하는 방법 내지 형태는 바뀌어도 기본적인 개념들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고 있는 현대 사회의 예술가는 개인의 성향과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또는 혼자 음악을 만들고 판매하는 '1인 작곡가'입니다. 4차 산업을 필두로 한 미래 사회는 '1인 작곡가'에게 매우 적합한 환경과 구조를 형성해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곡을 만드는 기술 내지 작곡법을 터득하고 있다면 특정 계층 및 마니아를 위한 음악을 혼자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컴퓨터 음악의 발달로 인해 가능한 상태이며 점차적인 발전으로 인해 제작 방법과 형태가 훨씬 더 수월하고 다양해질 것입니다. 이미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학습), 딥러닝 (Deep Learning, 심층학습)의 발달로 작곡 및 편곡하는 AI 가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젠타(Magenta), 플로머신즈(Flow Machines), 쥬크덱(Juke Deck)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상용화로 인해 인간의 작곡 영역을 빼앗겼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창작을 위한 하나의 활용 도구 또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틀즈의 음악 스타일을 알고 싶다면 곡을 카피하고 분석하고 나름의 결론을 가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무척이나 시간이 단축되기에 그 이상의 것들을 생각하고 창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컴퓨터 음악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작곡을 하고 악보를 직접 그리고 연주자가 연습을 하고 연주를 했다면, 그 이후에는 작곡가가 악기 소리를 들으며 작곡과 동시에 직접 연주를 하며 녹음을 합니다. 비트박스를 활용해 패턴을 만들어 음악의 무한 반복이 가능해졌으며 완성된 음악을 영상에 입히는 등 다채로운 예술의 확장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AI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두번째는 음악을 유통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해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무명 작곡가의 음악이 음악 기획사, 콩쿠르, 공모전 등을 통해서 발탁 되었다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음악을 유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적인 일들이 어렵다면 기획사 또는 유통사들과 손쉽게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공영 및 케이블 방송국과 전 세계 음악 시장 진출도 가능합니다. 수익은 음원 및 음반 판매에 대한 비율을 나누는 것이기에 공간을 필요로 하는 선투자와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음원 판매에 대한 저작권, 작곡 및 작사에 대한 저작권, 연주권 등 승계 및 양도가 다양한 저작권이 있으며 약 70년 동안 보호됩니다.

세번째로 관객 및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의 영역이 확장되었습니다. 개인 블로그, SNS, 유튜브 등 자신만의 예술성과 색감이 묻어난 개인 페이지와 음악 상품 페이지, 팬클럽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홍보할 수 있다는 건 작곡가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매력 그 이상입니다. 그에 대한 반응은 매우 즉각적입니다. 예술성을 표현한 또는 실용성을 내세운 내 음악들이 소비될 수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곡가는 방향성을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고 내 음악이 어필될 수 있는 분야 및 영역이 어디인지 금세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플랫폼 영역의 확장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소비를 더욱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에 내 음악에 대한 광고 및 홍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지막으로 예술 창작은 자아실현의 최종 단계라는 것입니다. 문화의 영역은 인간의 욕구 중 최상위 단계에 있습니다. 1차적인 의식주를 위한 삶이 아닌 고차원적인 이상 실현을 위한 고도화된 영역입니다. 우리 아이가 작곡가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이미 다른 차원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인이 예전에 만들어 놓은 그 어떤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새롭게 만드는 그 무엇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물질적 가치를 떠나 그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 바로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온전한 지적 활동인 것입니다. 이러한 차원을 갖고 있는 아이라면 미래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든 그 변화를 뛰어넘는 사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창작활동과 시대를 보는 안목을 함께 키워간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인간의 최종적인 목표인 자아 실현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곡가라는 직업은 미래에 더욱 빛이 날 직업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1인 작곡가'라는 의미를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작곡은 원래 혼자 하는 거 아닌가요? 원래 1인 아닌가요? 맞습니다. 제가 표현한 '1인'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작곡만 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하나의 곡을 기획, 작곡, 홍보하고 그 곡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며 활용이 되는지 그리고 발전하는지에 대한 그 모든 것들을 주도하는 작곡가를 말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영역을 음악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 및 취미에도 접목 시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가는 예술가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접촉이든 비접촉이든 이 사회에 함께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비단 작곡법만 터득한다고 가능한 건 아닐 듯합니다.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다면 사회적 호기심도 함께 키워주세요. 그 호기심은 다시 음악으로 돌아와 아이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컴퓨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요리도 하고 여행기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책도 읽고 시나리오도 쓰고 SNS도 하고 가족 앨범도 만들고... 미래의 작곡가는 다양한 활동과 호기심을 전제로 합니다.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를 통합해 무언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안목, 청소년기에 이렇게 교육 된다면 작곡가가 아닌 그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더라도 삶에 대한 자신감과 행복에 대한 에너지가 가득할 것입니다.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며 자신의 인생을 조망해 나아갈 21세기 직업 중 하나인 '1인 작곡가',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정 소 영

(원주) 동아방송실용음악학원장

경희대학교 대학원 응용예술학 박사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사&석사 졸업

동아크누아(Dongaknua)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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